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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 교육

3대 클라리넷교본 비교: 클로제, 베어만, 랑게누스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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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을 배우기 위한 교재는 그 수가 매우 많다. 수뿐 아니라 그 종류도 다양하여 먼저 교재분류를 해보는 것이 체계를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 요즘은 기술과 각종 미디어의 발달로 동영상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교재들도 있지만, 여기선 전통적 의미에서의 출판물 형태의 교재들만 다루기로 한다. 출판물 형태의 클라리넷 학습교재는 크게 보면 교본, 연습곡집, 연습교본으로 나눠볼 수 있다. 클라리넷 명곡선 모음집, 소나타나 협주곡 등 각종 곡들도 학습교재로 쓰이지만, 이것은 학습자의 연주곡목을 늘리기 위한 것이지 엄밀한 의미에서 학습을 위한 교재는 아니기 때문에 연주곡의 범주에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클라리넷교육은 초급일 경우 교본으로 시작해서, 각종 연습곡집과 연습교본을 학습하는 중급을 거쳐, 고급으로 갈수록 연주곡들을 배워서 곡목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먼저 교본은 영어로는 주로 method, 독어로는 Schule를 가리키며 우리가 잘 아는 랑게누스교본과 같이 클라리넷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부터 단계적으로 학습을 진행해 나가 일정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꾸며진 교재이다. 연습곡집 주로 불어로 étude로 표현되며 교본에서 배운 기초적인 내용들을 하나의 완성된 곡으로 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작곡된 연습곡들을 모아놓은 교재이다. 널리 쓰이는 로제 Rosé32연습곡집이 그 예이다. 연습교본은 손가락연습이나 스타카토 등 특정기교를 집중적으로 연습하기 위해 꾸며진 교재로, 불어로는 exercises, étude 영어로는 studies 독어로는 Übungen 등의 용어들이 명확한 구분없이 서로 섞여서 사용된다. 손가락연습을 위한 프리쯔 크룁쉬 Fritz Kröpsch 183연습이 전형적인 예로 바로 이 범주에 들어간다. 물론 연습곡집/ 연습교본의 분류는 때때로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레지날드 켈 Kell 17 스타카토 연습곡은 스타카토 연습을 위한 연습교본이지만, 하나의 연습이 한 곡으로 이루어진 연습곡 모음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 분류하기 나름이지만 필자는 특정기교를 습득하기 위한 연습곡집이란 점에서 연습교본으로 분류한다.

또 다른 도움이 되는 분류법은 각 나라별로 나누어 보는 것이다. 클라리넷학파간의 연주스타일이 다르듯 클라리넷교육에 있어서도 나라별로 그 특징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류가 가능하다. 현대 클라리넷교육에 있어 주로 초보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교본 쪽에서 강세를 보이는 독일은 베어만 Baermann, 슈타르크 Stark, 마우쯔 Mauz, 뎀니쯔 Demnitz, 크룁쉬 Kröpsch 등등의 저자들이 쓴 교재들이 유명하다. 프랑스는 주로 연습곡집과 연습교본에서 뛰어난 교재들이 많으며 클로제 Klosé, 로제 Rose, 쟝쟝 Jeanjean, 뻬리에 Périer 등등이 있다. 특히 로제의 32, 40 연습곡집은 세계 어디에서건 필수적으로 배우는 클라리넷교재 중 하나이다. 독립된 클라리넷학파로는 보기 어렵지만, 이탈리아 연주가들의 교재만큼은 따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클라리넷교육에 있어 차지하는 영향이 크다. 이탈리아의 까발리니 Cavallini,  라반키 Labanchi, 마그나니 Magnani, 감바로 Gambaro 등이 쓴 연습곡집은 생동감 넘치는 이탈리아 선율이 돋보이며, 난이도가 높아서 주로 상급자를 위한 교재로 쓰인다.

이번 글에서 다룰 내용은 이런 여러 가지 교재들 중에 클라리넷교육에 있어 그 시작이 되는 교본에 관한 것이다. 현대에 들어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클라리넷교본을 꼽으라면 욀러식 클라리넷을 위한 독일의 베어만교본과 뵘식 클라리넷을 위한 프랑스의 클로제교본을 들 수 있다. 가히 클라리넷교본의 양대 산맥이랄 수 있는 이 두 교본과 우리나라에서 압도적으로 쓰이고 있는 미국의 랑게누스교본의 역사와 장.단점 등을 서로 비교해 클라리넷 학습과 교육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클라리넷학습에 필요한 모든 것이 한 교재 안에 클로제교본

 
   

클로제교본과 저자 클로제 1808-1880

저자인 클로제 Hyacinthe Eléonore Klosé 는 뷔페 Louis-Auguste Buffet 협력해서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뵘식 클라리넷을 1839년 세상에 처음 선보인, 클라리넷 역사상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연주가로도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할 만한 인물 중 한 명이지만 다른 명인들처럼 연주여행을 많이 다니진 않았다. 자신이 개발한 뵘식 클라리넷을 위해 쓴 클로제의 교본은 1843년쯤 출판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 그가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의 교수가 되면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된다. 클로제교본은 베어만이나 랑게누스교본에 비해 먼저 출판된 교본이다. 지금 우리가 접하는 클로제교본은 100년 뒤인 1946년 벨리손 Simeon Bellison 1883-1953 에 의해 재 검수되어 칼 피셔 음악출판사에서 Celebrated method for the clarinet 이란 제목으로 나온 개정판이다. 벨리손은 러시아 출신의 클라리넷 연주가로 1921년 미국에 이주하면서 뉴욕 필하모닉 관현악단의 수석으로 왕성한 활약을 했던 당대의 명인이다. 재미있는 것은 벨리손 자신은 욀러식을 사용했으면서도 제자들은 뵘식을 사용하게 했으며, 뵘식을 위한 클로제교본도 직접 검수했다는 사실이다. 

클로제교본은 지속음연습, 기교를 위한 손가락연습, 이중주연습, 다른운지연습, 구절법, 음계연습, 연습곡집 등의 순서로 클라리넷학습에 필요한 점들을 각 주제별로 학습해 나가는 구성이다. 진도는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필자의 생각엔 아마도 학습자가 같은 속도로만 나갈 수 있다면 세가지 교본 중 가장 빨리 상급수준에 이를 정도로 빠른 진도이다. 앞부분에서부터 이중주 연습곡들이 나오는데 교사와 함께하면 음정을 듣는 연습에 매우 좋다. 새로운 학습주제가 나올 때마다 덧붙여진 설명은 상세하고 정확해서 학습자들이 이해하기 쉽다. 

클로제교본의 꽃은 운지의 어려운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부분적인 손가락연습에 있는데, 이런 전통은 이후 프랑스식 클라리넷교육의 유명한 전통 중 하나가 되어서 쟝쟝 Paul Jeanjean 이나 뻬리에 Auguste Périer 의 연습교본에까지 이어진다. 특이사항으로는 벨리손에 의해 개정판에만 추가된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같은 음에서의 다른 운지 교체연습이 있다. 이런 교체운지연습은 원래 음고가 불안한 클라리넷을 좀 더 정확한 음정으로 연주하는데 도움을 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음계연습은 베어만교본만큼 다양하진 않지만, 꼭 필요한 연습방식들을 18개의 연습곡으로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상급자를 위한 매일연습용으로 이상적이다. 마지막 부분에선 20연습곡과 크룁쉬의 손가락 연습교본인 183연습까지 포함하고 있는, 정말이지 한 권이지만 293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으로 클라리넷학습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클로제교본의 꽃: 부분적이고 독립적인 손가락연습

클로제교본의 단점은 한 권에 너무 많은 것을 담다 보니 단계적 구성으로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진도도 너무 빠르게 나간다. 첫 페이지부터 왼손엄지로 음역키를 조작해서 소리내는 나1 (1이 가온다) 이 나오는데, 이는 클라리넷을 배우기 시작한 초보자들이 처음 부딪치는 가장 큰 문제가 왼손엄지의 사용이란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클로제교본은 초보자를 위한 교본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독일문화권 클라리넷교육의 성경 베어만교본

  

   

베어만교본과 저자 칼 베어만 1811-1885

욀러식 클라리넷을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절대적으로 쓰이고 있는 이 교본은 클라리넷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명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하인리히 베어만의 아들이였던 칼 베어만 Carl Baermann 이 저자이다. 아버지 베어만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클라리넷 연주가의 길을 걸은 칼은 이미 14살 때 뮌헨 궁정악단에 소속되었고, 아버지와 함께 연주여행을   다니며 많은 연주회를 열었다. 이후 그 자신도 명인으로 인정받으며 뮌헨 왕립음악학교의 교수까지 오른다. 오늘날 칼 베어만이 아버지 하인리히 베어만에 비해서 연주가 보다는 클라리넷 교육자로 기억되는 이유는 바로 그가 완성한 교본 때문이다.

1864년부터 1875년 사이 오펜바흐 음악출판사의 앙드레 André 의해 출판된 베어만교본의 원제는 초보자로부터 최고의 명인이 되기까지 교육하기 위한 완전한 클라리넷-교본 Vollständige Clarinette-Schule von dem ersten Anfange bis zur höchsten Ausbildung des Virtuosen 이라는 다소 긴 제목이다. 출판 당시엔 작품번호 63의 세 권과 64의 두 권이었다. 20세기 들어와 랑게누스 등의 클라리넷 교사들에 의해 재 검수되어 다른 출판사에서 보통 세 권으로 출판된 개정판이 많이 쓰이고 있지만, 필자는 원래 출판사인 독일 오펜바흐 음악사에서 기념판 전 4권으로 나온 판본을 선호한다.

오펜바흐사의 기념판은 1부 작품번호 63 세 권: 에디션502A 이론편, 502B 연습편, 502C/E 음계연습과 보충연습편과 2부 작품번호 64 한 권: 에디션502e 피아노반주편 총 4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에 있는 사진은 바로 첫째 권인 에디션502A 이론편의 사진이다. 이론편을 제외하곤 독어, 불어, 영어 세 언어로 설명이 되어 있어 독어를 몰라도 보는데 불편이 없지만, 손가락번호와 클라리넷 마개명칭은 물론 욀러식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베어만교본의 특징은 철저하게 음계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장조부터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올림표와 내림표를 늘려가며 진도가 나간다. 조가 하나 주어지면 먼저 지속음연습을 하고, 곧이어 음계연습을 하며, 스타카토 등 구절법을 동반한 연습, 그리고 그 조로 된 연습곡 하나를 마지막으로 연습하는 구성이다. 이런 구성은 학습자가 잘만 따라올 수 있다면 기본을 다지는데 가장 빠른 구성이다. 무엇보다 필자가 보는 베어만교본의 가장 큰 장점은 셋째 권인 음계연습과 보충연습편이다. 서양고전음악에서 쓰이는 모든 음계들을 3, 5, 7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클라리넷에 있어 음계연습은 손가락 기교뿐 아니라 안정된 입모양 Embouchure 을 갖추는데도 필수인 연습이다. 비단 클라리넷뿐 아니라 다른 악기에서도 음계연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베어만교본이 근간이 되어서 음계연습을 특히 강조하는 것이 독일식 클라리넷교육의 한 특징이라고 하겠다


 베어만교본의 가장 큰 장점: 철저한 음계연습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음계중심의 구성이 베어만교본의 큰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역시 클로제교본과 마찬가지로 왼손엄지로 조작하는 나1의 도입이 너무 빠르다. 초보자에게 처음부터 나1 이상의 클라리온 음역을 연주해야 하는 완전한 음계연습은 확실히 무리이다. 또한 처음부터 나오는 연습곡도 선율연주 연습을 하는 데는 좋지만 난이도가 높아서 초보자에겐 어렵다. 초보자 지도시 부딪치게 되는 이러한 어려운 점들에 대해서는 랑게누스교본의 서문에도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음계중심의 진행이다 보니 부분적이고 독립적인 연습은 클로제교본이나 랑게누스교본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이론편을 따로 떼서 한 권으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연습편에서 진도가 나가면서 나오는 설명이 너무 적은 것도 하나의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단계적 구성이 돋보이는 현대적인 클라리넷교본 랑게누스교본

  

랑게누스교본과 저자 랑게누스 1883-1957
(랑게누스의 사진을 구할 수 없었는데 미국판 원서 1권 앞 설명부분에 나오는 사진이다. 필자의 추측으론
랑게누스 본인이 맞을 것 같다
. 사진입수에 도움을 주신 woodwind.org
글렌 칸토어 Glenn Kantor 씨께
감사를 전한다
. 혹시라도 랑게누스의 확실한 사진을 아는 분은 덧글로 남겨주시길 부탁드린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압도적으로 쓰이고 있는 랑게누스교본에 대해 알아보자. 저자인 랑게누스 Gustave Langenus 는 벨기에 태생으로 브뤼셀 음악원에서 공부를 마치고, 1903년부터 영국에서 자주 활동을 했다. 1910년 뉴욕 교향악단의 클라리넷수석으로 초대되어 미국으로 이주하였으며, 1923년에는 교향악단에서 은퇴하여 실내악활동과 교육에만 전념한다. 다행히 그의 녹음은 남아있는 것이 있어 녹음을 통해 들어보면 약간 밝고 여린 음색을 지닌 연주가임을 알 수 있다. http://www.amazon.com/gp/recsradio/radio/B00000DBQQ/ref=pd_krex_dp_a

랑게누스교본은 1916년경 Complete Method for the Boehm Clarinet이란 제목으로 초판이 발행되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것은 1923년 발행된 재판이다. 총 세 권으로 이루어진 랑게누스교본은 우리나라의 클라리넷교육은 거의 이 교본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매우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권은 기초연습, 2권은 중급이상의 연주력을 갖추기 위한 심화연습, 3권은 상급수준의 연주자가 매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예비연습과 난이도 높은 이중주 등이 들어있다.

랑게누스교본은 세가지 교본 중 가장 뒤늦게 나온 교본답게 현대교수법적인 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앞서 설명한 클로제, 베어만교본에 비해 매우 단계적으로 구성이 되어있어서, 학습자의 입장에서 볼 때 첫 눈에 보기엔 다른 교본에 비해 진도가 느리게 나가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가장 빨리 나갈 수 있다. 또 학습량에서도 뒤지지 않아 앞선 두 교본처럼 클라리넷교육에 있어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충실히 담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판매되는 번역본의 경우 그 번역이 모호한 점이 있지만, 원 영어본의 설명은 상세하다. 학습자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학습주제 설명도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단점을 꼽자면, 학습자의 지루함을 최대한 피해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랑게누스의 의도적인 구성이었겠지만,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집중적인 연습이 앞의 두 교본보다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랑게누스교본은 클로제교본에 비하면 독립적인 운지연습이 부족하고, 베어만교본에 비하면 음계연습이 약하다 (양적으로는 다루고 있지만, 질적으로 그 연습방식이 다양하지 않다는 뜻이다). 때문에 물론 랑게누스교본만 잘 마쳐도 상급수준의 연주력을 쌓는데 충분하지만, 대학입시 수준의 연주력을 갖추는 데는 약간 부족한 감이 있다. 클로제, 베어만교본이 상급 이상의 실력이 되어도 평생 참고할만한 교본인데 반해, 랑게누스교본은 그 과정을 전부 마치면 다른 연습교본으로 보충해가야 하는 초급-상급까지의 수준에 초점을 맞춘 교본이다.


클로제, 베어만, 랑게누스교본 비교정리 (-나쁨 +좋음)

 

클로제교본

베어만교본

랑게누스교본

진도진행 용이성

(단계적 구성)

--

-

++ 

학습주제의 양

++

+

+

초보자 친화성

---

-

++

학습주제 설명

+

-

+

음계연습

++

+++

+

손가락연습

+++

++

+





클라리넷 학습자들에게

이번 글에서 다룬 클로제, 베어만, 랑게누스 이 세 교본들은 모두 아주 훌륭한 교본들이다. 세계적으로는 클로제와 베어만교본이 가장 널리 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번역본도 아직 없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랑게누스교본도 두 교본 못지않은 교본이고, 앞서 밝힌 대로 클라리넷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부터 시작해서 일정수준에 오르게 하는 것이 교본의 역할이라고 보면, 이런 원래의 목적에 가장 충실한 교본이 랑게누스교본이다. 초보자라면 먼저 랑게누스교본을 착실히 연습하고, 이후 다른 연습교본들로 보충해 가는 것이 연주력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관악기인 클라리넷은 독학으로도 배울 수 있지만, 웬만한 노력이 없다면 불가능하고, 무엇보다 선생님이 없는 상태에서 잘못된 습관이 들면 나중에 고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어 효과적이지 못하다. 초보자에게 클라리넷 연주의 기초가 되는 입모양 emboushure, 운지, 혀대기 tonguing 를 익히는데 있어 교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어떤 경우라도 이 세 가지를 어느 정도 익힐 때까지는 교습을 받을 것을 적극 추천한다. 요즘엔 개인교습 말고도 학원, 문화센터, 동호회 등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기회를 활용한다면 큰 경제적 부담 없이 클라리넷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클라리넷 교사들에게

악기교육에 있어 교사는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교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학생이 잘 터득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교수법의 개발에 늘 힘써야 한다. 자신에게 배우는 학생이 대학입시를 목표로 하던, 단순히 취미활동이 목표이던 간에 학생의 수준에 맞춰 다양한 연습과제를 제시해 주는 것은 교사의 당연한 의무이다. 이를 위해선 랑게누스교본말고도 다른 교재들도 늘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 외국에선 클라리넷교육에 있어 우리나라에서 보다 훨씬 다양한 교재들을 사용한다

필자는 한국 클라리넷교육에 있어 가장 빨리 바꾸어야 할 점이 초보자부터 기본연습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한국에선 기본연습이라면 호흡이 중요하다는 둥 무조건 지속음연습을 시켜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교사들이 많고, 무엇을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정확히 가르치는 것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기본연습의 핵심은 지속음, 음계, 혀대기 연습으로 이루어지며 특히 각 연습들을 따로 떼어서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음계연습을 위해선 호프마이스터 Hofmeister 출판사의 Tägliche Studien (Carl Baermann), 손가락연습을 위해선 크룁쉬 Kröpsch 416 Etüden für Klarinette in forschreitender Odrnung 4권 중 1, 2 (3, 4권은 음계연습)이나 쟝쟝 Jeanjean Vade mecum du clarientte 등이 대표적인 연습교본들이다. 혀대기연습을 위해선 켈 Reginad Kell 17 Staccato studies 가 있지만, 음계연습이나 손가락 연습교본을 활용해 여러 가지 구절법을 넣어서 하는 방법도 매우 좋다. 

이런 교재들의 사용이 어렵다면, 일단 최소한 클로제교본이라도 활용할 것을 권한다.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이 한 권으로도 여러 가지로 활용하기에 좋을 것이다. 또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계속된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클라리넷 이론에 관한 참고서적을 제시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필자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론은 정열을 지탱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런 경향은 성인학습자로 갈수록 심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클라리넷 책들의 번역본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 쉽진 않지만, 쉬운 영어로 쓰여진 참고서적들도 많고, 또 교사 본인이 외국어능력이 된다면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해석해 줄 수도 있다. 클라리넷의 이론을 다룬 참고서적들에 대해 알고 싶다면, 필자의 블로그 카테고리 중 클라리넷 참고서적을 살펴보기 바란다

혹시 이 글을 읽는 클라리넷 교사 중에 전문연주가를 양성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내용이 전문적이지 않냐고 반문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배우는 학생이 어린이 학습자라면 나중에 이 학생이 대학전공을 목표로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문제이고, 성인 학습자라고 해도 상급이상의 연주력을 쌓길 원하는 진지한 취미연주인들은 얼마든지 있으며, 또 서양고전음악 연주를 목표로 하지 않고 재즈나 CCM을 원한다고 해도 기본연습은 실제 클라리넷 교육에 있어 가장 절대적인 부분이다. 기본연습은 초보시절부터 제대로 배워둔다면 나중에 교습을 그만 두더라도 혼자 연습하면서 연주력을 유지 또는 향상시킬 수 있는 그런 가치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기본연습을 학생에게 주지시키지 않고 등한시 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보다 교사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으로 새로 나온 교본으로써 현재 독일에서 호평받고 있는 교본 하나를 추천하고자 한다. 한국에도 이미 번역되어 소개되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마우츠 클라리넷교본이 그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어린이를 위한 클라리넷교본으로 어린이용으로써 흥미유발에 중점을 두었지만, 내용도 매우 충실해서 어린이학습자뿐 아니라 성인학습자라도 독학자나 클라리넷을 재미있게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매우 적당한 교재이다. 클라리넷 교사들의 많은 활용을 적극 권장한다.




© world copywright 2009 by Seung So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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