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악보에 적는 것을 꺼려하고 모든 것을 기억에 의존해서 연주해야 된다고 믿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그릇된 생각이다. 공부해야 하는 곡들이 얼마나 많은데, 모든 곡을 기억에만 의존할 수 있을까? 유명연주가들을 보면 자신들이 공부한 악보들에 가능한 상세한 내용들을 적어두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수업시간에 공책에 자신만의 필기를 하듯, 악보에도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자세히 적어두면 한동안 그 곡을 연주하지 않더라도 다음에 연주할 기회가 왔을때 좀 더 빨리 곡을 복습할 수 있다. 독주곡이 아닌 합주곡일 경우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이 경우 다른 연주자들과 조화로운 연주를 위해 표기할 사항은 더 많아진다. 이 모두가 좀 더 완벽한 연주를 위한 것이다. 이렇게 악보를 철저히 공부한 것이 먼저이고, 그런 악보를 암기해서 연주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이렇게 연주자 스스로 첨삭하는 표기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지울 수 있도록 꼭 연필을 사용해야 한다. 또 중요한 조변화나 박자변화, 악상기호들을 눈에 잘 띄도록 형광펜으로 덧칠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악보가 너무 지저분하게 될 수 있으므로 필자는 잘 권하지 않는 방법이다 (물론 이는 개인취향이다). 필자는 보통 악보를 구입하면 복사해서 원본은 보관용으로 두고, 복사본을 공부하는데 사용한다. 이러면 표기도 마음껏 할 수 있고 만약 악보를 잃어버려도 문제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어떤 악보든 반드시 연필과 지우개를 지참하고 표기해 가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 음은 도, 레, 미… 계명이 아닌 음이름 다, 라, 마…로 적는다.
* 사용한 악보는 International Music Company 판 ‚로제 32연습곡’ 중 29번이다.
운지기호
위 그림과 같이 손가락에 번호를 붙인다., L은 왼손 Left 을, R은 오른손 Right를 뜻한다. L1은 왼손엄지, L2는 왼손검지… R1은 오른손엄지, R2는 오른손검지…이런 식으로 번호를 붙여 나간다.
■ 대개 어떤 손을 쓰느냐에 따라 어떤 손가락을 쓰는지가 정해지기 때문에 손가락번호까지 쓸 필요가 없다.
설명 첫 마디의 올림다는 왼손으로, 올림라는 오른손으로 운지한다는 표기. 모두 당연히 새끼손가락을 사용하기에 굳이 L5, R5 으로 적지 않는다.
■ 하지만 같은 손을 쓸 경우나 여러 운지 중 특정운지를 써야 할 경우 헷갈림을 피하기 위해 손가락번호를 적는다.
설명 올림바는 포크운지 (가운데 손가락이 들리는 운지)로도 가능하지만 여기선 오른손중지를 사용하라는 표기. 그 이유는 바로 나오는 두 번째 올림바를 포크운지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 포크운지는 아래처럼 위 아래로 적는다.
설명 첫 번째 올림바는 오른손중지로 (R3), 두 번째 올림바는 오른손검지와 약지를 동시에 사용해서 (
■ 양 손이 한 운지를 이루는 경우에도 역시 위아래로 적는다.
설명 올림바를 왼손엄지와 오른손검지로 운지하라는 표기. 그 이유는 바로 나오는 올림사와 올림바를 좀 더 쉽게 운지하기 위해서이다. 아래를 보자
설명 첫 번째 올림바에 연달아 나오는 꾸밈음인 올림사는 올림바 운지인 왼손엄지와 오른손검지에 덧붙여 왼손검지로 (L1) P마개를 누름으로써 쉽고 빠르게 소리낼 수 있다. 꾸밈음 다음 음인 올림바는 다시 왼손검지만 마개에서 떼면 되고, 다음 음인 올림마는 바음이므로 오른손검지를 떼고 왼손엄지만으로 운지가 된다.
■ 손가락번호만으로 어떤 마개를 조작하는지 모를 경우 해당 손가락번호 옆 괄호안에 조작할 마개를 표시한다.
설명 꾸밈음인 올림사를 올림바 운지인 왼손엄지 (L1) 와 오른손검지 (R2) 에 왼손검지 (L2) 을 더해서 운지하고, 이 때 왼손검지로는 P마개를 누른다는 표기.
* 마개표시는 랑게누스교본 운지표의 마개이름을 따랐다.
■ 미끄러짐기호 ▷ 는 랑게누스교본에도 설명이 나오는데 마개에서 마개로 같은 손가락을 사용하여 미끄러지라는 기호, 해당 음표 위에 적는다.
설명 ▷ 해당하는 올림라를 오른손 새끼손가락으로 운지하고, 연달아 나오는 나음은 새끼손가락만 그대로 미끄러 트려서 운지하라는 표기. 마개로 치면 A마개에서 D마개로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미끄러 트리라는 표기.
■ 지속기호는 (R┘) 악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보다 빠른 운지를 위해 해당 손가락을 미리 잡고 있으라는 기호이다.
설명 첫 번째 마디 마지막음인 나음를 연주후 오른손가락들을 떼지 말고 그대로 잡고 있는다. 두 번째 마디인 올림사에서 올림다까지 오른손가락들을 떼지 않는다.
설명 두 번째 마디 올림바를 포크운지인 오른손검지와 약지로 잡으면 연달아 나오는 올림라도 쉽게 연주할 수 있으므로 (이 경우 올림바 운지에서 왼손검지만 떼면 한 옥타브 위인 올림라를 쉽게 소리낼 수 있다), 오른손검지와 약지을 잡고 있으라는 표기.
악보표기법상 쉼표로는 를 사용하지만, √ 기호는 숨을 들이마시는 들숨만을 위한 표기이다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라는 것이 아님). 들숨은 가급적이면 입을 사용하여 언제나 짧고 빠르고 깊게 들어마시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설명 올림바와 나가 이음줄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뒤이어 나오는 마디들에 숨쉴 만한 곳이 없으므로 이 곳에서 들숨을 하라는 표기.
특히 숨 쉴 곳이 없는 연속음이 나올때 연주를 위해 한 음을 삭제할때도 사용한다.
설명 이런 경우 세째 마디의 다음을 연주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재빨리 숨을 들이 마신다. 호흡을 위해 의도적으로 음을 빠뜨리고 연주하지 않는 것을 삭제라고 한다. 삭제는 보통 한 악구 phrase 가 끝나고 새 악구가 시작되는 곳에서 한다.
음높이기호
음높이를 의도적으로 높게 불거나 ↑, 낮게 부르라는 기호 ↓. 연주를 하다보면 보편적인 운지를 잡아도 음높이가 높거나 낮게 나는 경우가 있다. 주로 음높이가 높아지는 경향이 많은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는 연주시간이 늘수록 악기 안의 공기온도가 높아지고, 입술과 턱근육이 경직되어 무리한 압력이 가해져서 생기는 현상이다. 조율기를 통해 확인하면 어떤 부분에서 자신의 음정이 틀어지는지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음높이를 보정하는 방법으로 일부러 잘 안 쓰이는 운지를 잡거나, 운지에 필요없는 다른 마개를 조작하는 방법, 입술을 약간 더 죄거나 푸는 방법, 바람을 약간 더 빠르거나 느리게 내보내는 방법, 정확한 음높이를 머리에 기억하고 그 음을 발성하듯이 연주하는 방법 (이러면 성대가 해당음을 내기 위한 상태가 되므로 도움이 된다) 등등이 쓰인다. 개인마다 악기상태와 주법들이 모두 다르므로 자신이 어떤 음에서 정확한 음높이를 내지 못하는지는 각자 알아내야 하며, 이를 보정하는 방법도 스스로 터득하는 수 밖에 없다. 화음을 연주하는 악기가 아닌 클라리넷은 각각의 음높이를 정확히 내야 다른 합주악기와 어울리는 음정을 낼 수 있다. 관악연주자에게 있어 음보정법은 보다 뛰어난 연주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터득해야할 기술이다.
설명 필자의 클라리넷은 세 번째 마디의 라음이 약간 높게 소리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 경우 의도적으로 음높이를 떨어뜨리기 위해 입술을 약간 풀고 바람을 더 빨리 내 보낸다.
주목기호
합주시 리듬을 맞추기 위해 지휘자나 다른 연주자를 보라는 표기
합주시 음정을 맞추기 위해 다른 악기를 주의깊게 들으라는 표기
설명 1악장 중간 카덴짜가 끝나고 다시 G부터 합주로 들어가는 곳이다. 합주가 동시에 들어가기 위해 안경표시
한 부분에서 꼭 지휘자와 눈을 맞춰야 한다.
설명 D를 지나서 다시 돌체로 독주가 나오기 전에 첼로와 베이스를 듣고 연주를 준비하라는 표기. 해당 악보엔 친절하게 첼로와 베이스의 악보까지 이미 표시해 주어서 따로 적을 필요가 없지만, 필요한 경우 귀 기호 옆에 들어야 할 악기이름을 적어도 좋다.
© world copyright 2009 by Seung So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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