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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연주회 후기

샤론 캄 Sharon Kam 연주회

날짜: 2007 7 1

장소: 루트빅스부릌 궁전 오르덴잘  Ordensaal, Residenzschloss Ludwigsburg

 

연주가:

샤론 , 클라리넷

이트마 골란, 피아노

 

연주곡목:

드뷔시프리메어 랩소디

슈만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작품 73

프랑쉐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주제와 변주

펜데레츠키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개의 소품

브람스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바단조 작품 120 1

 

 

 

샤론 캄의 독주회가 열리는 루트빅스부릌 Ludwigsburg 슈투트가르트 북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커다란 궁전이 있고, 궁전을 중심으로한 관광도시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궁전인데, 안의 오르덴잘 () 연주회장로도 많이 이용된다.  

 

요렇게 생긴 궁전안에서


 

요런 방안에서 연주를 하죠.

 

 

궁전을 보시고 싶은 분은 여기로,

http://www.schloss-ludwigsburg.de/de/schloss-ludwigsburg

여기서 열리는 음악회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은 여기로,

http://www.schlossfestspiele.de/spielplan/archiv/2007/index.php

 

 

튀빙엔에서 그리 거리가 아니고, 가본 적이 있어 지도만 있슴 쉽게 찾으리라 생각했는데, 중간에 지도를 잘못 봐서 슈투트가르트 시내를 통과하여 가게 되었다클라리넷 연주가인 친구와 다른 친구들과 함께 가게 되어서, 차까지 빌렸는데 출발부터 심상치 않다. 연주회 시간은 다가오는데, 길은 멀고...

 

루트빅스부릌에 도착해서도 연주회가 열리는 궁전 안에 주차할 수가 있었는데, 엉뚱하게도 연주회장에서 1 km 정도 떨어진 곳에 주차했다. 차를 가지고 봤어야 알지. 연주회에 끝나고 돌아오는 길은, 독일 고속도로와 국도엔 가로등이 없다별로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완전 꼬여버린 하루였다. 자리를 통해 친구와 함께 여친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다시는 모르는 길은 운전하지 않을 작정이다.

 

헤매다 연고로 애석하게도 곡인 드뷔시의 프리미어 랩소디는 듣지 못했다 (미안허이 최형). 그나마 번째 곡을 하기전에 쉬는 시간이 길어 그때라도 들어가게 것을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 어쨌든 급하게 자리를 잡았고, 뒤를 따라 바로 샤론 캄이 입장했다. 어쩐지 관중들이 다들 나를 주목하더라는.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한다는 피아노주자 골란씨

같이 간 우리 일행에게 왜 이 곳 루트빅스부릌엔 한국식당이 없냐며

슬퍼하여서 주변인들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유럽인들은 거의 불가능한 "짜장면"을 정확히 발음하며 '한국음식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먹었던 그 맛을 잊을 수 없다'고 밝혀

우리 음식에 대한 사뭇 해박한 지식을 과시하기도...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연주된 곡은 바로 슈만의 환상곡. 슈만은 곡을 1849 드레스덴 5월봉기가 일어나기 불과 주전에 완성했다. 1789년의 프랑스혁명과는 달리 1848년의 프랑스 2월혁명은 독일 전역에 영향을 끼쳤는데, 멘델스존의 초청으로 가게된 라이프찌히 음악원의 교수직을 사임하고 드레스덴으로 자리를 옮긴 슈만도 소용돌이를 비켜갈 없게 되었다. 슈만 가족은 시골로 피신하고, 와중에 슈만은 아내와 아이들과 떨어지게 된다. 슈만의 부인인 클라라는 사건을 후에끔찍한 공포였다고 말하고 있다. 슈만 스스로는 곡을 정치적 불안상황으로부터의 도피처로써 작곡했다고 밝히고 있고, 아픔과 기쁨, 시대를 움직였던 정신으로..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샤론 캄은 곡의 뭔가 불안하면서도 열정적인 분위기를 표현했다. 가끔 슈만의 특이한 독일낭만적인 작풍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적인 취향을 느끼는 것은 나만 그러는 것일까? 여성 연주자 특유의 감성이 맞아 떨어진 해석이었다.

 

주제와 변주, 곡은 프랑쉐가 62 되던 해에 사촌 올리버를 위해 작곡한 곡이다. 1912년생인 프랑쉐는 바그너로 대표되던 낭만주의와 드뷔시로 대표되던 인상주의를 거부한 당시 프랑스 작곡가들인6인조 Les six 작풍에 영향을 받아 재미있으면서 대중이 쉽게 받아들일 있는 곡들을 작곡한 음악가이다.

 

비평가 앙리 꼴레가 러시아 5인조에 빗대 6인조라 불렀던 이들은 당시 너무 심각 일변도에 빠져버린 후기낭만주의와 점점 복잡하기만한 작곡기법을 추구했던 인상주의에 반발하는 작풍을 지닌 작곡가들이었다. 이들의 영향으로 프랑쉐는 투명한 음색을 통한 활기에 , 무엇보다 재미있는 음악을 자신의 작품에서 추구하였고, 관악작품과 영화음악 다수를 남겼다프랑스 6인조는 음악사조상 신고전주의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프랑쉐 자신은 신고전주의에 포함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의 미학은 당대 음악사조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였지 과거로의 복귀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하나의 주제와 카덴짜, 그리고 여섯 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곡을 샤론 캄은 아주 맛깔나게 연주하였다. 특히 각각의 개성을 지닌 여섯 개의 변주를 확실한 변화를 통해 들려 주었다. 곡뿐 아니라 연주회 내내 무엇보다 샤론 캄의 변화무쌍한 움직임과 그에 따라 변하는 얼굴표정이 도드라져 보였다. 약간은 크고 과장된, 거의 무대위의  배우를 보는 듯한 그녀의 움직임은 클라와 합일된 경지였다. 무협지에서 나오는 신검합일의 경지랄까? 특히 프랑쉐나 펜데레츠키의 곡을 할때는 클라를 가지고 연극을 하는 듯한 움직임과 동선, 얼굴표정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같이 클라리넷 연주자 친구의 평을 빌리자면 확실히 피가 더운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그런 것일까? 모든 것을 숨김없이 클라리넷을 통해 표현하려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당신을 오늘부터 다혈질 클라주자로 임명하겠습니다.

독일에 산지 13년이나 되었다는, 음악활동에 욕심은 많은데

아이가 2명이라 애들 키우느냐고 정신없다는 주부 음악가.

 

이어서 연주한 곡은 펜데레츠키가 폴란드 크라카우 음대 학생시절에 작곡한 개의 소품과 클라주자들의 고정 레퍼뚜아인 브람스의 소나타였다. 위에서 말한 그런 움직임을 가지고 브람스를 연주한다면 당신은 일단 어떤 평을 하겠는가? 아니다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이런 클라리넷 곡에선 이런 것을 감상하기를 원하는, 이미 클라리넷 애호가이다. 좋다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클라에 대해 모르거나, 아니면  이미 상당한 수준의 감상자여서 뭔가 다른 새로운 해석을 찾는 애호가일 것이다. 아님 말고

 

나는 배우는 단계의 학생들이 아닌, 이미 자기 독주회를 정도의 전문연주가들이 연주시 어떻게 움직이냐 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않다. 움직임이 어떻든 간에  머리와 악기가 같이 움직여서 주법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특히 개인에 따라서 음악을 연주할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몸놀림은 오히려 권장할만한  사항이라고 본다.

 

하지만 샤론 캄의 마지막 연주였던 브람스 소나타는 밀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덕분에 같이 친구는브람스 음악으로 장난을 치면 안된다라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연주회 곡이라 그런지 나역시 연주들에 비해 샤론 캄의 집중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하지만 내가 눈을 감고 귀로 듣기만 했어도 그런 인상을 받았을까?

 

 

샤론 공식홈페이지

http://www.sharonkam.de/

 

 

 

© world copyright 2009 by Seung So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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