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 거리에선 사람들은 오직 일류 예술가들만 보게되고, 자주 그 이름들만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별자리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면, 두번째와 세번째 큰 별도 빛나기 시작하고, 별자리를 이루는 모든 별들이 눈에 띄인다. 바로 이때 세상은 넓어지고 예술은 풍성하게 되는 것이다." - 괴테
명인이란 어떤 일에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들을 말한다. 클라리넷 명인이라면 클라리넷 연주능력이 아주 뛰어난 연주가들을 말한다. 클라리넷은 서양고전음악 악기중 역사가 가장 짧은 악기이다. 하지만 300년 남짓한 역사를 통해 클라리넷이란 악기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많은 명인들을 선사해 주었다. 흔히 하인리히 베어만으로 대표되는 초기 명인시대를 지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명인들이 명멸해갔다.
20세기 초 들어 연주를 녹음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시작했고,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이른바 음반의 황금기가 열렸다. 바로 이 시기를 빛내주었던 클라리넷 명인들은 안타깝게도 이제 우리 곁을 하나, 둘 씩 떠나고 있다.
아래 목록은 우리 시대 클라리넷 명인들을 한 눈에 알아보기 위해 만든 목록이다. 20세기를 기준으로 삼았으며, 이들 중엔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연주자들도 있다. 명인이란 정의자체가 어떤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아래 목록은 당연히 ‚필자의 추천’ 정도가 될 것이다.
일단 음반을 남겨 그 연주를 아직도 들을 수 있는 연주가들을 대상으로, 클라리넷 애호가들이 납득할만한 지명도가 있는지 여부를 선정기준으로 삼았다. 물론 음반을 출반한 모든 연주자들이 명인은 아니며, 반대로 음반이 없는 연주자들 중에도 명인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음반녹음을 했다는 것은 클라리넷 연주자로서 연주력은 이미 검증된 것이다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목록에서 명인들을 국가별로 분류하였다. 외국과의 교류가 점점 많아지고,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 유학가는 것이 일반화가 된 요즘 더 이상 클라리넷 연주방식을 국가별로 나누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양고전음악 클라리넷 연주계에서 악기방식을 바탕으로한 연주방식의 국가간 차이는 분명 존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분류를 하는 것은 개략적인 이해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국가별 분류이지만, 연주가의 출생지와 아울러 음악교육을 받은 국가가 어디인지와 어떤 방식의 클라리넷을 사용하는지도 고려하였다.
특히 한국의 연주자들인 경우 그 평가에서 엇갈리는 경우가 더 심할 수 있지만, 우리의 연주자들도 정리해보자는 뜻에서 목록을 만들었다. 이제 우리도 외국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연주자들을 갖고 있다. 한국의 클라리넷 주자들을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은 바로 한국의 음악애호가들이 해야될 일이기 때문이다. 국내 연주자인 경우 음반을 통한 파급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최근 연주활동이 얼마나 활발한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목록이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준 클라리넷 연주가들의 이름을 기억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국가별 정리 밑에 있는 명인계보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있는 연주가들을 묶어보았다.
독일,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는 일단 같은 독일어권이라는데서 하나로 묶어볼 수 있다. 특히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욀러식 클라리넷를 고집하는 국가들이다. 스위스는 프랑스의 영향으로 뵘식 클라리넷을 주로 사용한다.
독일: 클라리넷의 고향답게 절제되면서도 아름다운 해석을 중시. 특히 음색 자체에 집중하여 과도한 기교를 부리거나, 비브라토 쓰는 것을 상당히 꺼린다.
디터 클뢰커 Dieter Klöcker1936-2011; 클라리넷 연주계의 인디애나 존스, 수 많은 독일출신의 명연주가 중 실제 가장 독일적인 연주자
에두아르트 브룬너 Eduard Brunner 1939-; 독일에서 활동하는 뵘식 클라리넷 명인, 윤이상 선생의 클라리넷 작품 헌정자
요스트 미햐엘스 Jost Michaels 1922-2004; 클라리넷 교육가로 이름이 높은 클라리넷 명인들의 선생님
자비네 마이어 Sabine Meyer 1959-; 현존 최고의 여성 클라리넷주자
칼 라이스터 Karl Leister 1937-; 20세기 최고의 클라리넷 연주가, 클라리넷 연주의 교과서, 부가설명 불필요
필립 드라이스바흐 Philipp Dreisbach 1891-1980; 음반시대 초기명인, 정통 독일남부의 연주가이면서도 비브라토를 사용
하인리히 거이저 Heinrich Geuser 1910-1996; 칼 라이스터의 스승
한스 다인쩌 Hans Deinzer 1934-; 그 유명한 자비네 마이어의 스승
명인계보
하인리히 거이저 – 칼 라이스터
루이스 카우착 – 에두아르트 브룬너
요스트 미햐엘스 – 디터 클뢰커
필립 드라이스바흐 - 한스 다인쩌 – 자비네 마이어
오스트리아: 지리적으로 가까운 독일파와 함께 얘기되는 경우가 있지만, 흔히 ‚빈 클라리넷 전통’이라고 말하는, 풍부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장기로 하며, 아무래도 왈츠의 영향인지 격조높고 우아한 해석을 들려준다.
레오폴트 블라흐 Leopold Wlach 1902-1956; 빈 클라리넷 전통의 시작, 그의 모짜르트 녹음은 아직도 대다수의 이들이 꼽는 최고의 명반
벤쩰 푹스 Wenzel Fuchs 1963-; 현재 베를린필 독주 클라리넷주자
알프레드 보스코프스키 Alfred Boskovsky; 빈 8중주단의 전설
알프레드 프린쯔 Alfred Prinz 1930-; 베를린필에 라이스터가 있었다면, 빈필엔 프린쯔가 있었다. 필자가 꼽는 최고의 모짜르트 연주가. 클라리넷 교육자로도 명성이 높다.
에른스트 오텐잠머 Ernst Ottensamer 1955-; 빈필, 빈 국립오페라를 거쳐 '빈 음악과 시각예술 대학교' 교수로 있는 빈 클라리넷 전통의 마지막 적자
페터 슈미들 Peter Schmidl; 오텐잠머와 함께 빈 클라리넷 전통을 이끌고 있는 연주가, 현재 빈필 클라리넷 주자, '빈 음악과 시각예술 대학교' 교수
명인계보
레오폴트 블라흐 – 알프레드 프린쯔
페터 슈미들 – 벤쩰 푹스
스위스
디미트리 아쉬케나지 Dimitri Ashkenazy 1969-; 이미 명인이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젊은 명인
토마스 프리들리 Thomas Friedli 1946-2008 제네바 음악원의 클라리넷 교수, 갑작스런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남
한스 루돌프 슈탈더 Hans Rudolf Stalder 1930-; 클라리넷 시대악기 연주의 초창기를 이끌어 온 연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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